Le monde mathémat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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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이야기/수학 잡담

세계적인 수학자들은 어떻게 공부할까?

Entanglement 2011. 1. 9. 03:02
...... 저로서는 수학책(논문 포함)처럼 읽기 어려운 것은 없습니다. 수백 페이지나 되는 수학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입니다. 수학책을 열고 나면 우선 몇 가지의 정의가 있고 다음에는 정리와 증명이 쓰여 있습니다. 보통은 알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간단명료한 사실이므로 정리만 읽고 알려고 노력을 해봅니다. 다음에는 증명을 혼자서 해보려 합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어림도 없습니다. 시름을 참고 책에 써있는 증명을 읽어봅니다. 그런데 여러번 읽어도 잘 알아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노트에 옮겨 써봅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증명에 없어도 될 것 같은 부분이 보입니다. 좀더 간결한 증명은 없을까 하고 생각하여 봅니다. 쉽게 발견되지 않습니다. 체념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이러한 방법을 한 달이나 걸려 제 1장이 끝날 무렵에는 처음 부분이 생각이 잘 나지 않아 아련해집니다. 할 수 없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내용 전체의 배열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정리 3보다 정리 7을 앞으로 두는 것이 오히려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수백 쪽이나 되는 책을 마지막 장까지 모두 이해한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보아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누군가 수학책을 빨리 읽는 방법이 있다면 저도 배우고 싶은 심정입니다.

 증명을 하나씩 따라가본다는 것은 정리를 감각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지 정리의 논증이 옳음을 확인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유명한 정리의 증명은 각자가 확인하지 않더라도 분명한 것입니다.) 따라서 정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증명을 한 번 읽어서 되는 것이 아니고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고 노트에 옮겨 보고 그리고는 여러 가지 문제에 응용해 보는 것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여 정리를 완전히 이해하고 나면 다음에는 잊어버린다는 근심은 덜어질 것입니다.(그러나 도쿄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는 시험에 대비하여 증명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때로는 필요가 생겨 이미 잊어버린 증명을 해볼라 치면 정리는 2+2=4와 같이 지극히 명백한데도 증명은 매우 복잡한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수학은 고도의 기술적 학문입니다. 어떠한 기술도 이것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동안 되풀이하고 연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피아니스트가 되려면 어렸을 때부터 매일 몇 시간이고 되풀이하여 연습할 수밖엔 없습니다. 수학도 이와 같아서 매일 되풀이하는 연습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수학적 사실을 파악하는 감각이 발달하는 것입니다. 자기의 전문분야가 아닌 사람은 수학책을 읽고 증명을 해 보았다해도 정리를 이해하는 것이 대단히 어려울 것입니다. 그것은 그 방면의 감각이 발달하지 않은 탓으로 생각합니다.

출처 : [수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 고다이라 구니히코] p.111~113


덧. 고다이라 구니히코(小平邦彦)는 누구인가?


1915년 태생의 일본 수학자로 동양인 최초로 수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1954년)을 수상한 인물이다. 1949년 동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박사학위 후 프린스턴 고등연구소(IAS)에 머물며 세계적인 수학자들과 연구하며 Deformation theory와 대수곡면 분류 문제에 큰 업적을 남겼다. 1967년 동경대학으로 돌아와 후학을 양성했으며 사실상 일본 대수기하학 스쿨의 설립자라 할 수 있다.


결론: 세계적인 수학자라고 공부 방법이 별다르진 않다. 그들도 똑같은 고민을하며 공부한다.